20150609

통계와 여론

보통의 경우 행정인은 통계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고 정치인은 여론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. 행정인은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, 무슨 일을 할 건 지를 보여주고 예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. 하지만 정치인의 생사를 결정하는 건 투표기 때문에 여론이 중요하다. 약간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자면 뭔가 일처리를 엄청나게 못했는데 인기가 올라간다면 일처리를 잘 할 이유가 없다.

물론 여기서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현 상황의 위기를 축소하거나 아무 이야기나 입에서 나오는 데로 떠들거나 하는 경우는 별론이다. 결정권자의 권한이 클 수록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나는데 조선 선조 때 동인과 서인이 싸운 이유는 언제 쳐들어 올지 모르는 왜군보다 눈 앞의 선조가 뭘 하는 지가 자기에게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었을 거다.

여튼 위의 기본적인 분류와 다르게 현대 정치는 고급 행정인과 정치인은 통합되어 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행정은 각자 다른 일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 자아를 분리해 내고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. 지금 행정부는 가만히 보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에는 거의 관심이 없는 거 같고 여론의 추이 쪽에 훨씬 관심이 많다. 작년 세월호, 지금 메르스에서 사망자 숫자가 버젓이 있는데도 처음에는 유언비어의 차단, 지금은 지나친 혼란에 더 신경 쓰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. 결론적으로 여론의 향방에(만) 예민한 뛰어난 선대 위원장은 절대 행정부 수장이 되면 안된다.

메르스 사태에 너무 지나치게 반응하는 건 물론 도움이 되지 않는다. 하지만 그렇다고 방관하는 건 더욱 좋지 않다. 예컨대 요 며칠 사실 별 거 아니다...라는 뉴스가 계속 나온다. 그리고 여당 의원 중 한 명은 메르스라는 이름을 어쩌구 감기 정도로 바꾸자는 이야기도 했다. 이런 일이 만들어 내는 결론은 자명한데 : 메르스가 퍼진 병원에 다녀온 건강한 사람이 감염이 되었다 -> 뭔가 걸린 거 같긴 한 데 별로 안 아프고 뉴스에서도 별 병 아니라고 한다 -> 그냥 신고도 안하고, 그냥 돌아다닌다 -> 이 병에 걸리면 안되는 취약자에게 옮는다 -> 위독 또는 사망.

그러므로 지가 아프든 안아프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노출 된 가능성이 있다면 병원에 가서 확인을 하고 맞다면 격리가 되는 게 순서다. 그러기 위해서는 이 병이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게 먼저다. 이 병으로 죽는 사람은 원래 죽을 사람....이라는 태도가 기본적으로 깔려있다니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.

또한 난데없이 서울 모 대학 병원 의사인가 박사인가 하는 분이 메르스는 별 게 아니고 결핵이 더 문제라는 이야기인가 논문인가 글인가를 썼던데 결핵이 더 문제라고 메르스에 걸린 사람이 낫는 게 아니다. 결핵도 문제고 지금 메르스도 문제다가 맞다. 결핵도 통제에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판국에 결핵 물타기라니 뭔지 모르겠다.

그건 그렇고 아리아나 그란데가 며칠 전 긴 트윗 글을 올리면서 연예인 페미니즘 전선에 발을 살짝 담군 게 화제가 되었다. 중간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여태 살면서 남자가 없으면 안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는데 8개월 간 없이 지내면서 없어도 살 수 있구나...라고 생각했다는 거. 뭐 아리아나가 진짜 그렇게 되었다고 믿진 않지만 여튼 성장했나 보구나... 나는 잘 안되고 있는 건데...

어쨌든 아리아나 그란데는 93년 생으로 한국에는 이 나이 대(8후반부터 9초반)에 수도 없이 많은 여성 연예인들이 있고 초특급 스타도 꽤나 있다. 그래서 누가, 언제 쯤 이쪽을 치고 나올려나 궁금해 하고 있다. 뭐 분위기 상으론 한참 더 걸릴 거 같기도 하지만 갑자기 흐름이 바뀔 수도 있는 거고. 몇몇 커뮤에 아리아나의 글에 대한 우호적 댓글이 많이 보이는 건 꽤 인상적이다. 여튼 겸사겸사 동갑내기 보미의 아리아나 그란데, Problem 커버나 보면서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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